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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땅에서 / 자유의 바람이 불어왔네 / 한국의 고통 앞에 / 세상이 침묵할 때 / 당신이 희망의 씨앗 뿌렸네… 삶을 찾아 나서는 / 모든 탈북민에게 / 당신이 빛이 되어 주셨습니다.’
탈북민으로 20년 넘게 대북(對北) 라디오 방송을 이끌며 ‘북한 민주화 맏형’ 역할을 하다가 지난 12일 별세한 김성민 전 자유북한방송 대표가 지난해 6월 펴낸 자전적 시집을 보면 ‘수잰 숄티’라는 제목의 시(詩)가 있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의회 증언을 성사시키는 등 90년대부터 미 조야(朝野)에서 북한 인권 운동에 투신한 ‘북한 인권 운동의 대모신천지예시
(代母)’ 수잰 숄티 디펜스포럼 재단 대표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 자강도 희천 출신의 탈북민 남성과 미 코네티컷주(州) 출신의 미국 여성은 의외의 조합이지만 두 사람을 지난 30년 동안 하나로 묶은 건 북한 주민을 위한 인권 운동이었다.
북한 인권 커뮤니티에서 김 대표와 숄티의 관계는 남매 그 이상으로 통했다. 두 사람은 2004년부터 매CME
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북한 자유 주간’ 행사를 공동 개최했고 미 의회 청문회, 토론회, 북한 인권 행사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세상에 알렸다. 이들의 활동은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여러 나라가 잇따라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는 밑거름이 됐고, 2014년에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도 꾸려졌다. 숄티의 주선으로 김 대표는 조지 W. 부시 미 대KODEX콩선물(H) 주식
통령이 만난 첫 탈북민이 됐다. 폐암·뇌종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김 대표가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않은 대북 방송은 하루 두 차례 이뤄지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공화·민주당 의원들의 멘트를 따기 위해 숄티는 의회 문턱이 닳도록 부지런히 출입했다고 한다.
숄티는 15일 본지에 “김 대표는 거의 30년 동안 나의 사랑하는 동생이자 동료황금성게임앱
였다”며 “우리는 혈연으로 이어진 관계는 아니었지만 김씨 독재 정권으로부터 북한이 해방되기를 바라는 열정을 공유했다. 서로 다른 국적·배경을 가졌지만 우리는 항상 ‘북한 주민들이 최우선이고 그들도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렸으면 좋겠다’는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했다. 숄티는 “김 대표는 나를 항상 사랑하는 큰누나라고 불렀고, 나는 그를 항상 사랑하는 동전북은행 주식
생이라고 불렀다”며 “내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그가 항상 공항에서 나를 맞이했고, 그럴 때면 나는 장군의 모자를 쓰고 있는 그를 향해 경례하는 자세를 취했다”고 전했다. 숄티가 1959년생, 김 대표가 1962년생이었다.
주로 미국에 머무는 숄티는 최근 본지가 매년 개최하는 만해대상 평화실천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방한(訪韓)했다. 상금을 재단에 맡겨 김 대표의 대북 방송을 지원하겠다고 했고, 백담사에서 열린 시상식에 김 대표와 동료들을 데려가고 싶다고도 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 일정 덕분에 “김 대표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 11일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을 찾았다는 숄티는 “김 대표가 (시한부 판정을 받은 2017년 이후) 지난 7년 동안 하루하루 쇠약해지면서도 북한 자유, 투쟁을 위한 열정을 결코 잃지 않았다”며 “내가 아는 가장 용감하고 헌신적인 자유 투사(freedom fighter)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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