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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어텀페스타 개막식 이끄는 고선웅














올 가을,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 브랜드가 생긴다. 서울문화재단(대표 송형종)이 다음달 4일 서울광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야심차게 론칭하는 ‘서울어텀페스타’다. ‘케데헌’ 열풍 등으로 서울이 핫해진 지금, 자타공인 문화예술도시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다. 에딘버러페스티벌이나 아비뇽페스티벌, 파리가을축제처럼 도시의 간판으로 내세울 해드림 공연예술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로, ‘공연예술, 서울을 잇다’라는 슬로건 아래 10월 4일부터 40일간 서울에서 벌어지는 110여 개 공연과 축제 띄우기에 나섰다.

가을에 이미 수많은 예술축제가 있지만 ‘민간주도형’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공공이 주도하는 페스티벌은 정권에 따라 부침을 겪으니 민간이 주체가 되 DTI LTV 어 독립성을 유지하게 한다는 취지다. 축제의 포문을 여는 개막식 프로그램을 짜고 있는 건 국내 대표적인 연출가 고선웅. 지난 3년간 서울시극단을 이끌다 이달 초 민간으로 막 돌아온 그에게 개막식 구성감독을 맡긴 것도 퍽 상징적이다.
“40일이나 공연예술축제가 벌어진다는 걸 천명하고 알리는 취지의 행사예요. 여러 프로그램들의 순서를 안배하 마이크레딧 1등급 고 굴곡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광장이 열려있으니 무대도 여기저기 만들어 다양한 시점을 가질 수 있게 해보려고 해요.”
올림픽 개막식처럼 절도 있는 행사는 아니다. 선선한 가을밤을 즐기러 광장에 나온 시민들에게 낭만을 선사하는 컨셉트다. 어린이 취타대부터 인간문화재 어르신, 발레단과 합창단, 탭댄스와 타고 등 12개 팀 200여명 전국은행연합회 신용정보조회서 이 어우러진다. “오페라 한 자락이 우연히 빌딩 사이로 울려 퍼지면 극장에서 각 잡고 듣는 것보다 더 좋게 들리지 않나요. 호기심이 생기고 공연을 보러 가고 싶어지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중간쯤 분위기 좋을 때 시장님도 ‘축제 보러 오라’ 한 말씀 하러 나올 테지만 굳이 격식을 차린다면 어울리지 않겠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취식도 가능하게 부산개인회생전문 하려고요. 광장에 왔는데 무슨 권리로 막겠어요.”









서울어텀페스타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서울거리예술축제. 올해는 10월 6~8일 청계광장부터 청계 9가까지 5.2㎞ 구간을 따라 걸으며 공연을 즐기는 ‘아트레킹’으로 꾸며진다. [사진 서울문화재단]







올해 축제의 특징은 재단이 제작하는 공연이 개막식 밖에 없다는 점이다. 민간단체의 공연 70여건과 서울무용제·서울거리예술축제·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등 기성 축제를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 홍보만 해주는 격이다. K컬처 르네상스를 맞아 다소 성급하게 출범했지만, 53년 역사의 파리가을축제 총감독 엠마뉘엘 드마르시 모타가 자문위원으로 합류하는 등 글로벌 플랫폼으로 단계적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내년에는 10개국 해외 작품 초청과 국내 작품의 해외 유통도 시작한다.

“유럽에선 한 사람이 예술감독을 수십 년 하면서 중장기 계획을 세워 진행하는데, 우리는 결과물을 빨리 내려고 급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좀 아쉽긴 해요. 행사도 비극 주간, 코미디 주간 하는 식으로 큐레이션을 하면 모객도 더 잘되지 않을까요.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큐레이션하는 프로그래머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겠죠.”
그는 서울어텀페스타가 우리 공연예술 생태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했다.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는다면’이라는 조건 하에서다. “페스티벌로 브랜딩하면 혼자 공연하는 것보다 주목도가 생기고 해외에서도 많이 보러 올 테니까요. 혹시라도 이번에 성과가 안 좋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문제를 보강해가면 좋겠어요. 당리당략을 초월해 서울의 페스티벌로 자리잡게 한다는 의지로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가야 유럽처럼 명성 있는 축제가 될 수 있을 거예요.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한데, 정책자들 마인드부터 바뀌어야겠죠.”
■ ‘극공작소 마방진’ 20주년…내년 3월 ‘칼로막베스’로 기념공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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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 연출. [사진 Studio Kenn]








어텀페스타 뿐만 아니다. 지난 5일 막 올린 서울시극단의 ‘퉁소소리’, 다음달 17일 국립정동극장에 오를 소리극 ‘서편제’, 11월로 예정된 국립극단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10주년 기념공연. 모두 고선웅이 손대고 있는 작업들이다. 민간 예술가 신분으로 주요 공공 기관들의 대형 프로젝트를 동시에 몇 개씩 도맡고 있으니 ‘야전 사령관’이 따로 없다.

지난 3년간 서울시극단장으로서도 성과가 좋았다. 스타 연출가의 존재감으로 시극단 인지도도 높아졌고, 직접 연출한 ‘퉁소소리’로 올해 백상예술대상도 받았다. “나름 연극성을 회복했다 생각해요. 연극은 재밌고 쉽고 감동적이어야 한다는 게 제가 생각하는 연극성이죠. 공공극단 연극은 어렵고 진지한 것이라는 느낌을 없애고 싶었어요. 연극 한 편에 힘들고 지치면 극장에 다시 오기 꺼려지거든요. 영화와 달리 연극은 한 번 실망하면 관람 자체를 기피하더라고요. 그래서 연극인들은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다 잘 만들어야 하는 거죠.”

서울시극단장 연임을 제안받았지만 고사한 건 자신이 만든 ‘극공작소 마방진’의 20주년 때문. 내년을 20주년 기념 라인업으로 자축한다는 계획이다. “20주년이 대수냐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저는 치열하게 해왔거든요. 내가 만든 극단에서 늙어가는 친구들이 있는데 의리가 먼저죠. 이번에 잘해서 개런티도 많이 줄 겁니다.”

고선웅을 세상에 알린 ‘칼로막베스’로 문을 열고, ‘들소의 달’ ‘홍도’ ‘찻집’ 등으로 라인업을 짜고 있다. 많은 이들이 기다리는 ‘푸르른 날에’는 극장 대관 문제로 미정이지만 ‘투신’이라는 제목의 신작도 기획하고 있다. “3월에 ‘칼로막베스’부터 시작하는데 다음 달부터 연습에 들어가요. 검도가 안되면 본질이 흐려지거든요. 막베스 역 호산이 초연 때 30대였는데 이제 50대가 됐어요. 검도도 5단이 되고 포스가 더 생겨서 잔뜩 기대하고 있죠. 20주년은 다 잘될 것 같아요. 굿즈도 만들 겁니다.”

순수연극이 돈을 벌 수 있을까. 늘 대중성을 고민하는 고선웅이 칼을 뺐으니 가능할 수도 있겠다. “20주년이 새로운 전기가 됐으면 해요. 연극을 한다는 게 비생산적인 구조지만 그걸 인정하면서 패배적으로 있고 싶진 않아요. 우리 작품들이 다 상도 받고 잘됐던 작품들이거든요. 외부 배우도 섭외하고 홍보도 열심히 해야죠. 자립과 흥행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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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기자 yjjoo@joongang.co.kr